아랍 사우디 아브하에서 회개한 후 나는 서울 성락교회 6개월짜리 집사가 리드하는 그룹 모임에 정규적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하루는 근무 후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한 자매가 전신 마비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키가 컷 던 그녀는 침대에 길게 누워 있었다. 그러나 경추 아래로 전부 마비되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말 한마디도 못했으며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나는 남의 일에 관심이 없었다. 내가 짊어진 짐도 너무 무겁다고 여기고 있어 남의 일에 관여할 여유가 없었다. 집안에는 아버지와 오빠, 남동생이 앓아누워 있었고 비싼 치료를 받아야 했다. 모두 경제력을 상실한 상태였고 동생들은 학생이었다. 나 혼자 간호사의 월급으로 이런 가정을 감당하고 있었으니 쌀독의 쌀도 바닥을 긁기가 일쑤였다. 그래서도 어머니의 얼굴은 언제나 어두웠다.
그러나 그때 남의 나라에 돈을 벌러 온 그 자매의 일이 다행히 내 일처럼 여겨졌다. “살려야 한다!” 숙소에 같이 성경 모임을 하는 자매를 8명 정도 모아 우리가 모임 하는 2층으로 그녀를 떠메어 옮겼다. 그녀를 방 중간에 누이고 우리는 빙 둘러앉았다. 처음으로 인도하는 기도 모임을 어떤 순서로 진행해야 하는지 몰랐지만 두렵지 않았다. 나는 그때 로마서 8:1-2 말씀에 잡혀 있었다.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그녀는 그나마 카톨릭 신자였다. 예수 이름을 가끔 부르는 사람이다. 모인 자들에게 기도하자 하고 나는 대뜸 “이 사람은 죄와 사망에서 해방된 자입니다”를 외쳤다.
나는 카톨릭 신자에서 회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통성 기도를 싫어했다. 하나님께서 귀머거리가 아닌데 왜 고래고래 고함치느냐, 하나님은 마음의 소리로 듣지 않으시냐고 비웃는 태도였다. 그러나 일생 처음 온 영혼과 몸을 다해 부르짖었다. 내 기도는 두 아름만큼의 큰 원기둥이 되어 우주 벽을 뚫고 하늘 보좌에 닿았다. 순간 전 우주를 울리는 천둥 같은 소리가 들렸다. 육체의 귀로는 귀청이 찢어질 만한 소리였다. 그 순간 성령께서 큰 불꽃의 수레에 옹위되어 강림하셨다. 길게 누워있던 자매는 소름 끼치는 큰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 걸었고 나를 포함한 모든 자매들은 방언을 말하고 있었다.
전혀 기도에 힘쓰자 3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오순절 마가 다락방에서 일어난 일이 재현된 것이다. 그 경험으로 나는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 형용사라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25년 03월 02일
담임목사 고 정 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