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환자가 세상을 떴던 그날과 연결된 환자가 있었다. 중년 남성이었는데 폐렴이 병원성 이차감염 즉 병원이란 환경 안에 밀집된 균에 다시 감염되어 패혈증이 된 중증 환자였다. 처음에는 무의식이었다가 다행히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자가호흡이 불가하여 호흡 기계를 의지해야 했고 영양 공급이나 배설도 튜브를 통하여 하였으며 그의 주위는 여러 의료 장치와 튜브로 가득했다. 그의 몸무게는 여러 유동식을 주입해도 25kg를 넘지 못했다. 그의 폐는 끊임없이 비릿한 녹슨 쇠 냄새가 나는 초록색 분비물로 채워져 한 번에 300-400cc 정도의 녹농균 가래를 흡입기로 뽑아내야 했다. 그도 예수께 마음을 조금씩 열고 있었다. 그의 혈압은 수축 혈압이 60을 맴돌았다. 해서 매일 도파민이란 혈압 강화제가 수액에 섞어 투여되고 있었다.
아침 근무조에게 환자를 인계하다가 혈압 강화제가 들어가는 정맥 주사 부위가 부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정맥으로 들어가야 할 주사액이 피부로 샜던 것이다. 세 명이 사망한 날이어서 다른 환자들을 세심하게 돌보지 못한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일은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큰일은 아니었다. 우리 팀은 온찜질로 그의 부은 손을 완화시켜 주길 부탁하고 밤 근무를 마쳤다. 다음 날 출근하고 나는 그 환자의 손이 빨간 김장 고무장갑에 물을 잔뜩 채워 놓은 것 같이 퉁퉁 부어 있는 것을 봐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주삿바늘이 꽂혔던 부위는 시커멓게 변해 썩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의사와 간호사들 간에 책임 논쟁이 오갔다.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첫째는 도파민이란 약제가 말초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는 약이기 때문에 그의 말단부 혈관은 정상인과 달리 수축되어 있었다. 또한 패혈증은 몸에 가득 찬 박테리아가 내뿜는 독으로 혈관의 말단부와 전신 순환을 방해하는 치명적 증후를 보이는 병이기 때문에 부종이나 괴사가 쉽게 올 수 있다는 결론이 났다. 사실 그전부터 패혈증 때문에 오는 말단부 순환 장애로 그의 손가락, 발가락은 곧 썩듯이 검푸르게 부풀어 있었다. 진작에 절단 계획이 있었으나 그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아 마취가 불가하여 놔두었더니 부었던 것이 수축되면서 열 손가락의 한두 마디가 골무를 낀 것처럼 검게 비틀려 있었다. 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의 팔꿈치 밑이 빨간 김장장갑처럼 부어버렸고, 그의 손등은 넓게 썩어가고 있었다. 손가락 한두 마디를 잘라야 하는 상태에서 이제는 한쪽 손목을 자르게 되었다. 이 일의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느꼈다. 내 초창기 신앙생활은 실수투성이였다. 하나님께서 참아주시지 않으셨다면 타락했을 것이라 회상한다.
그런 사고가 났을 때쯤 나는 하나님께 ‘왜 이렇게 하셨어요?’ 하고 뭔가에 대해 따져 묻고 있었다. 그리고는 ‘잘못했구나!’ 하고 무척 겁이 났다. ‘하나님,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저를 용서해 주신 표로 그 환자를 고쳐 주세요.’ 하며 전철에서 내려 집에 돌아오는 길을 걸으며 내내 울었다. 그 후 그 환자 간호에 심혈을 더 기울였다. 드디어 그의 팔과 손에 부기가 빠지고 그의 전신 상태도 좋아져서 체중이 늘고 음식도 삼킬 수 있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호흡기 없이 숨을 쉬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썩어가던 손등은 완전히 낫지 않아 피부 이식을 해야 했다. 사지 말단부 절단 수술은 아직 그에게 버거운 것이었지만, 호흡기 없이 숨을 쉬는 것에 좀 더 익숙해지면 일반 병실로 옮겨 가 비교적 가벼운 수술인 피부 이식을 할 예정이었다.
그럼 그렇지! 하나님께서 내 기도에 또 응답하셨다!
나는 쾌재를 불렀다.
2025년 03월 30일
담임목사 고 정 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