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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 25-21

내가 배치된 병원에 도착하니 아브하에서 우리 예배를 해산시키고 나를 예배실 밖으로 내동이친 그 사건의 주동자가 새로 온 팀을 맞으러 나와 있었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아니 네가 어떻게 여기에 또 왔냐?’ 했다. 그녀도 의야 했지만 나는 더 했다. 이 여자를 여기서 또 만나다니!

그 무리들이 수군거리며 저 화근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의논하고 있었다.

결론은 혼자 왔으니 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위에 고발하지 않기로 했다는 거였다.

그리곤 으름장을 놓았다.
“다시 문제를 일으키면 감옥에 보내겠다.”

알카심이란 곳은 종교 경찰 양성지였고
종교 문제에선 더 예민한 지역이었다.
종교 경찰들이 병원 곳곳에서 스텝들과 일하며 외국인을 감시하고 조금이라도 기독교적 성향을 보이는 사람은 즉시 추방시켰다.

수시로 소지품 검사를 하였고 핸드백에 성경을 가지고 있던 타국에서 온 간호사들이 추방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곧 주일이 다가왔다.
아직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룸메이트 한 사람과 둘이서 예배를 시작했다.

둘이라도 처량하지 않았고 오직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멈추지 않은 것이 감사하였다.

하나 둘 영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성령을 받아 방언을 말하기 원하거나 병 고침을 받으려는 사람들도 왔다. 예배는 점점 커지고 한국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이단 집단으로 유명해지고 있었다.

우선 예배실 창문에 어렵사리 구한 스티로폼을 두껍게 대어 밖으로 나가는 소리를 조금이라도 막아보려고 했다. 그럼에도 부르짖는 기도를 절제하지 않았다. 간혹 있는 숙소 점검 때는 그 사실을 알려주는 사람이 생겨서 성경과 찬송가 책을 감출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병원 측에서는 한인 간호사들의 예배 모임을 관용하는 눈치였다.

한편 나는 끈질긴 전도를 하였다.

한 자매는 주일 예배에 오기로 약속을 했는데 나타나지 않아 그녀의 방으로 찾으러 갔다. 평소에 신는 신은 현관에 있는데 사람이 없었다. 안으로 들어가 훑어보니 화장실도 문이 반쯤 열려있고 부엌에도 없었다 방도 비어있었다.

나는 옷장을 열어젖혔다.

그녀는 제법 몸집이 있고 약간 뚱뚱한 편이었다. 그 몸을 옷장 밑 칸에 둥그렇게 꾸겨 넣고 얼굴은 다리 사이에 묻고 있었다.
놀란 그녀는 순순히 나왔다.
나는 그녀를 질질 끌고 개선장군처럼 예배실로 쓰는 내방으로 향했다.

그 일이 부끄러웠는지 그녀는 계속 열심히 예배에 참석하는 신자가 되었다.

병원은 큰 단지를 이루고 병원 건물과 시설은 최고 수준이었다. 큰 마켓과 실내 수영장, 테니스 코트와 의료 요원들의 숙소는 최신식에 모든 가전제품이 다 구비되어 있었다.

사우디는 이미 오일머니의 위용을 나타내고 있었다. 대부분의 자국민들은 남의 일에 상관하지 않았고 온유하였다. 사우디에 온 사나운 한국 간호사들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그 나라에 투사했던 내가 시시한 인간이었지 그들은 결코 시시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2025년 5월 25일
담임 목사 고정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