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서신 25-24

사우디아라비아의 날씨가 한나절에는 섭씨 40도를 웃돌 때가 많으나 겨울밤에는 영상 5도 정도로 내려갈 때도 있다. 그러다 봄이 오면 모래바람이 분다 세찬 바람이 사막의 모래를 이리저리 옮겨 새로운 모래 언덕을 만들기 때문에 사막에서는 순식간에 지형이 바뀐다고 한다. 그래서 준비 없이 사막에 들어가면 죽는다는 것이다. 그런 바람이 도시로도 미세한 모래를 퍼나른다.

한 해는 병원에 미세 모래 먼지로 인한 안질과 호흡기 환자가 넘쳐났고 천식으로 사망에 이르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또한 이 미세 모래는 심한 각막 손상은 물론 실명도 초래한다. 내가 경험한 그 해는 최악이었다. 50센티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문틈으로도 들어와 쌓이는 모래가 하룻밤에 3-4밀리까지 쌓이다 보니 온 집안은 물론 이불 속까지 모래가 들어와 모래에 묻혀 생으로 죽는 느낌이었다. 모두들 큰 걱정을 하며 거의 한 달을 견디는 가운데 나는 모래바람을 예수의 이름으로 멈추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왔다.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니 모래바람아 멈춰라!” 같이 기도하던 두어 명 자매들과 같이 외쳤다. 그러나 세찬 바람 소리는 여전히 밖에서 들려왔다.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저녁기도를 마치고 식사 시간이 되어서 직원식당을 향해 숙소를 나섰다. 그런데 미세 모래가 꽉 차 가려졌던 하늘이 청명하게 보이며 별들이 반짝반짝 나타나고 있었다. 사막에서 몰려오던 광풍이 아니었다. 대기를 빗자루로 쓸듯이 바람이 살랑살랑 불면서 모래 먼지가 밑으로 떨어져 걷히고 있었던 것이다. 모르는 사람들과도 웃고 떠들며 행복해했던 그 밤이 기억난다.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인생들을 돕기 원하시는가!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즐겁게 해주듯 그분에게 일할 기회만 드리면 물이라도 포도주로 바꾸시고 바람으로 공중에 비질을 하사 모래먼지도 쓸어내 주신다. 작은 독선에 밀어닥친 광풍과 높은 파도도 잠잠케 하시고 출렁이는 바닷물이라도 하나님의 아들들의 두발을 떠받들어 모셔라 명하신다. 보리빵 다섯 조각밖에 없지만 그분의 손에 올려놓으라 하시니 그대로 하면 된다. 낙심과 두려움으로 젖었던 침상을 들고 비록 절뚝이는 다리이지만 질질 끌고라도 우리의 아버지 우리의 하나님을 따라가면 된다.

마지막 힘을 짜내어 그분의 옷자락이라도 잡으면 열두 해 혈루증이라도 말라버린다.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얻으려는 겸손이 있다면 그분은 우릴 멸시하지 않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분이 우릴 만나 주려고 세상에 태어나게 하시고 높은 절벽 가시 둥지에서 독수리 새끼처럼 키우시는 것을 감사하자. 결국 우리는 비상하여 폭풍의 눈이라도 견디고 화살처럼 적의 심장을 뚫을 것이다.

나는 우리 하나님을 사랑하고 감사하는 참 삶의 줄을 놓지 않았고 큰돈으로 헌신한 재력이 전혀 없었으나 매 주일과 절기마다 과부의 두 렙돈 드리기를 쉬지 않았다. 내 삶이 그분의 발에 부은 향유 이길 소원했기 때문이다. 해서 평생 내 이름의 통장에 돈을 모으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우리 교회를 예수의 것으로 인정해 주시고 모든 일을 다 다스리시고 관리하신다.

예수 하나님께 향유를 붓는 일을 이리 재고 저리 재는 자는 이 행복과 기쁨을 모르는 종교인일 것이다

2025년 6월 15일
담임 목사 고정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