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지방 교회 세미나에 참여하기로 하고 TKD Pemayungan Jambi로 출발했다. 일단 항공으로 1시간 40분 후 위험한 밤길을 피하기 위해 호텔에서 일박 후 다음날 오전 9시경 출발 오후 1시쯤 도착했다. 비포장도로와 다리가 없는 강을 통과해야 우리 교회에 도착할 수 있는데, 비가 오지 않아 진흙탕 길과의 전투는 피할 수 있었다.
좌우로는 먼 산등성이까지 팜오일 야자나무가 끝도 없이 심어져있었다. 비누, 화장품, 약의 원료가 되거나 비행기 연료로도 쓰이는 비싼 농산물이다. 그뿐만 아니라 간간이 고무 즙, 라텍스를 채취하는 고무나무 밭이 넓게 심어져있었다. 나무 밑동 50-60cm쯤에 깊고 긴 상처를 내면 그 선을 따라 하얗고 걸쭉한 고무 원액이 흘러나온다. 부착해둔 500ml 정도 용량의 플라스틱 통에 고인 원액은 매일 새벽 1-7시 사이 햇볕에 노출되기 전에 수거한다. 인도네시아는 지방 어디를 가도 농, 수산 및 지하자원이 풍부한 자원 부유국이다.
건강 문제로 타지 교회와 달리 지형이 험한 ‘수마트라’는 십수 년 만에 두 번째로 가게 된 것인데, 이섬 네 군데의 지교회 중에 두 곳이, 두 분 안수집사님 가정이 각각 헌신하여 세운 교회당이 있어 가고 싶었던 곳이다. 나에겐 이름이 너무 길어 ‘잠비’ 지교회로 기억하는 우리 교회당이 세워진 얘기를 들으면 선교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 선교팀이 인적도 드문 이 지역에 처음 갔을 때 팜 오일 야자수 농장에서 일하는 농부들이 작업 후 몇 명 모였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지역이라 준비해 간 소형 발전기로 희미한 불을 밝힌 가운데 모인 그들의 모습은 마치 ‘좀비’같았다고 한다. 말씀에 전혀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연속해서 참석하는 이들이 몇 명 있었고 마지막 밤에는 그들이 눈에 빛이 들어오고 성령을 받고 방언을 하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선교팀은 식수는 물론 없고, 산돼지가 목욕하는 흙탕물에서 목욕하고, 전갈에게 물리고, 양철 지붕 밑에서 낮에는 섭씨 30-35도 밤에는 12-15도로 떨어지는 기후에 이빨이 부딪히는 오한을 경험했다. 이 지옥에서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한 안수집사님의 뇌리에 좀비 같은 사람들의 눈에 불이 켜지고 방언을 말하는 모습이 계속해서 떠올랐다고 한다.
결국은 원화 천만 원 정도로, 나무판자, 또 지붕은 양철로 교회당을 짓기로 결심을 했다. 그 얘기를 하러 그가 나를 만났을 때 나는 생사를 다투며 산소마스크로 호흡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그렇게 지으려면 그만두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결국 그는 그곳에 팜오일 농장을 가진 안수집사님이 헌신하신 땅에 한국 돈 가치로 수억 원을 드려 그 지역의 자랑거리가 되는 진주 같은 교회당을 세웠다. 산골이라 건축 자료 조달이 안되자 6인승 차에 물건을 꽉 채워 운전석에서 고개도 돌리기 어려운 상태로 홀로 2500km를 달리다 10시간 정도 거리를 남겨놓고 자동 기어가 고장 나 멈추지 못하고 계속 달려야 했다.
당시에 그는 지독한 코로나에 겨우 회복되고 그의 심장에는 스텐트가 육 개월 간격으로 추가되어 이미 12개 삽입되어 있었다. 사업도 어려워 천만 원 헌신도 어려운 상태에서 수억을 드려 예쁜 교회당을 6개월 만에(인니에서 이적) 완공했던 것이다. 그는 현재 새사람처럼 건강해졌고 최근 원화 가치로 수십억 원을 드려 수송선박을 추가 건조했다.
예약한 항공이 취소되어 10시간 차를 타고 이동하다 나는 심한 구토로 고생했지만 자식 같은 성도들을 만난 기쁨과 순교와 다름없는 성도의 간증으로 벅찬 감격이 꺼지지 않았다.
2025년 9월 21일
담임 목사 고정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