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나 감자 같은 것은 냉장고 야채 칸에서 싹을 낸다. 파는 씻어서 토막을 내어 뒀는데도 속잎이 자라나오는 것을 본다. 이것을 싹둑 잘라서 뜨거운 냄비속에 넣을 때 안쓰러움을 느끼는 것이 비정상일까?
지난 글에서도 썼듯이 보리나 밀은 ‘내가 추운 겨울을 버텼다’, ‘겨울이란 숙제를 해냈어 ‘하는 기억이 있어야한다. 겨울이란 고통의 기억은 열매를 맺는 필수 조건이다. 마치 많은 고난을 이겨야 첫째 부활에 참여하는 성도들과 같다.
또한 미모사와 파리지옥은 자극을 기억한다. 신경계가 없는 식물이 물리적인 접촉이나 위협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미모사에게 해가 되지 않는 낮은 높이에서 반복적으로 떨어뜨리는 실험을 했을 때, 처음에는 잎을 닫지만 나중에는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학습하고 잎을 닫지 않는다. 이 기억은 한 달 넘게 지속되기도 했다.
파리지옥은 벌레가 감각모를 두 번 건드려야 덫을 닫는다. 첫 번째 자극을 전기적 신호의 형태로 짧은 시간 동안 기억하고 있다가, 두 번째 자극이 들어왔을 때만 에너지를 써서 덫을 작동시킨다. 식물의 기억은 자극이 오면 세포 내 칼슘 이온 농도가 변하며 정보를 전달한다. 특정 단백질의 축적이나 식물 호르몬의 변화가 기록 역할을 한다.
놀라운 것은, 말은 아니지만, 식물이 화학 물질과 물리적 신호를 이용해 아주 정교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초록색 인터넷 망이 연결되어 있는 것과 같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식물의 주요 소통 방식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이용한 공중 대화이다. 식물은 잎이나 줄기가 공격받을 때 특정 향기, 곧 화학 물질을 공기 중으로 내뿜는다. 사람은 잔디를 깎을 때 나는 풀냄새를 향기롭다고 하는데 옆에 있는 식물은 이것을 자기 동료의 피의 경고로 알고 방어 물질인 독소나 쓴맛을 만들어 적에 대비한다. 그래서 농부들이 풀을 자르고 난 뒤에 풀독으로 손발이 붓는다.
애벌레에게 먹히고 있을 때는 그 애벌레의 천적인 말벌을 유인하는 향기를 풍겨 지원군을 부른다. 가장 놀라운 소통은 땅속에서 이루어진다. 식물의 뿌리는 뿌리가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어린 나무에게 토양 속 뿌리 곰팡이의 균사를 통해 어머니 나무가 영양분이 부족한 어린 나무에게 당분이나 질소를 보내준다고 한다.
한 식물이 병원균에 감염되면 이 네트워크를 통해 주변 식물들에게 전기적·화학적 위험 신호를 보낸다. 식물의 소통은 개체의 생존을 넘어 식물의 군집된 곳의 전체의 이익을 위한 협력 시스템이라고 한다.
천국은 어린양의 보좌로부터 흘러나오는 수정같이 맑은 생명수 강이 길 가운데로 흐르고 강 좌우에 생명나무가 있어 열 두가지 실과가 열린다고 하였다. 그곳은 말못하고 움직이지 않는 식물이라도 뽑히거나 톱으로 잘리지 않고 식물들이 기꺼이 내주려고 준비한 열매만 먹으면 되는 곳이다.
나는 누구의 생명도 약탈하지 않는 천국을 사모한다!
2026.04.26
담임 목사 고정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