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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 26-24

수만 킬로미터의 대양을 헤엄쳐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하는 연어는 생태계에서 가장 극적이며 경이로운 삶을 사는 종이다. 그런데 연어가 산란 후 죽는 이유가 단순한 기력소진이 아니라 창조주께서 설계해주신 철저한 생존 전략이라고 한다.

생물학에서는 평생 딱 한 번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죽는 번식 전략을 일회성 번식(Semelparity) 이라고 한다. 연어는 3~5년간의 삶에서 이 전략을 극한까지 밀어붙인 대표적인 생명체이다. 바다에서 강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연어는 먹이 활동을 전면 중단한다. 민물에 적응하기 위해 소화 기관을 퇴화시키고, 오직 바다에서 축적한 지방과 근육을 태워 거친 물살과 폭포를 거슬러 오른다.

산란처에 도착할 때쯤 연어의 몸 안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폭발적으로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면역 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장기를 노화시켜 산란이 끝남과 동시에 몸이 스스로 무너진다. 이 사실에 우리가 숙연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이런 죽음으로 자식 사랑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렇게 자기의 시체로 새끼들이 살아갈 환경을 만든다.

연어가 알을 낳는 상류 계곡은 맑고 깨끗하지만, 역설적으로 생명체가 살아가기에는 영양분이 턱없이 부족한 척박한 환경이다. 산란을 마친 연어들이 계곡이나 강가에서 죽어 썩기 시작하면, 바다에서 몸에 품고 온 풍부한 질소, 인, 탄소 등의 영양분이 고스란히 민물 생태계로 방출된다. 이 영양분을 먹고 미생물과 플랑크톤, 수중 생물들이 폭발적으로 번식하게 된다. 이것은 가을과 겨울을 지내고 봄에 알에서 깨어날 새끼 연어들이 먹고 자랄 거대한 먹이 창고를 부모가 온몸을 희생하여 채워두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어의 사체는 곰, 독수리, 늑대 등의 먹이가 되며, 이들이 숲속에 남긴 배설물과 사체 조각들은 주변 나무들을 키우는 비료가 된다. 연구에 따르면 연어가 돌아오는 강의 주변 나무들은 다른 지역보다 성장 속도가 최대 3배나 빠르다고 한다. 숲이 울창해지면 그늘이 생겨 물 온도가 낮아지고, 이는 다시 연어 새끼들이 살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준다.

연어의 죽음은 에너지가 고갈되어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비극이 아니라, 다음 세대의 생존 확률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부모가 온몸을 던져 수행하는 극단의 투자로 부모의 죽음이 새끼들의 생명이 되는 잔인하면서도 아름다운 창조주의 설계이다.

은혜는 어떻게 갚아야 하는가? 또 어디까지 사랑해야 하는가?

연어는 은혜를 갚는 동시에 사랑을 완성한다. 그들의 웅변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겸손과 순종으로 보은하는 진리다.

예수의 피를 마시고 살을 먹었다 하나 쭉정이라면, 목숨은 아낄 것이고 몇 푼의 재산은 꼭꼭 숨겨놓았기에 자신의 영 혼 육과 주변이 척박할 수밖에 없다.

2026.06.07,

담임 목사 고정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