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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 26-25

내가 이십대에 읽었던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 1844~1900)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신은 죽었다’라는 그의 선언에 은근히 동조하면서 확실한 논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읽었지만 별 소득없이 번역의 모호함과 그 자체의 난해함 때문에 대충 읽다가 덮어버린 기억이 남는다.

세상은 그가 강렬하고, 고독했으며, 비극적이었던 천재 철학가로 소개한다. 니체는 독일 프로이센 왕국의 루터교 목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니체가 겨우 4살이던 1849년, 그의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목사였던 그의 아버지가 뇌 질환으로 고통받다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바로 다음 해, 겨우 2살이던 남동생마저 급사하게 된다. 그는 자신이 아주 간절히 기도했음에도 하나님의 응답이 없었던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결국 성인이 되면서 기독교 신앙에서 완전히 떠난다.

대학에서 문헌학을 공부하고 학업적 천재성을 인정받아, 박사학위도 없는 24세라는 파격적인 나이에 스위스 바젤 대학교의 고전 문헌학 교수로 임용되었고 평생 나쁜 건강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칭송을 받는 활발한 저작 활동을 하다가 여러 지병에 정신질환이 겹쳐 56세에 사망한다.

니체는 아버지처럼 고결한 신앙인이 되기를 꿈꿨지만 아버지와 동생이 죽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은 과연 선하신가? 왜 하나님은 독실한 하나님의 종과 어린 아이에게 고통을 주시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이 경험은 훗날 그가 고통을 무조건 신의 뜻이나 죄에 대한 벌로 치부하는 기독교의 태도를 혐오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전세계의 웬만한 기성교회가 갖는 이런 잘못된 믿음에 그가 혐오감을 가진 것은 당연한 것이다. 세상에 사망권세자 마귀가 있다는 사실과 그의 하수인인 귀신의 활동에서 오는 저주가 있다는 사실만 알면 다 해결되는 것이었지만..

그 시대에는 김기동 목사가 없었다. 종교개혁이 시발된 나라 독일은 물론 전세계 어디에도 하나님의 의도를 가르칠 만한 절대 영감을 가진 종이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니체가 도출한 대답으로 신이 어떤 시대에는 계셨다가 사라지기라도 하는 것으로 파악한 것이 일단 너무 아쉽다. 그러므로 그는 엄연히 살아있던 신은 죽었다 고 감히 선언했다.

고로 절대적 진리와 기독교적 가치관, 도덕은 붕괴하였다 하였고 인간이 외부 절대자에게 의존하던 시대는 끝났으니, 이제 스스로 가치를 창조해야 하는 주체적인 존재 곧 초인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초인이란 단순히 힘이 센 영웅이 아니라, 고난과 허무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삶의 가치를 스스로 창조해 나가는 인간이다.

기독교 신앙을 포기한 천재가 우주전체에서 사망과 저주를 몰고오는 마귀를 대면하는 방법은 현생의 삶을 고통스럽다고 도피하지 않고, 영원히 반복되어도 좋을 만큼 매 순간을 치열하고 가치 있게 살아가는 것으로 저주로 충만한 운명을 사랑하라 (운명애, Amor Fati)는 것이다.

예수 안에 들어오면 당연히 극복되는 죄와 사망 운명을 예수 밖에서 혼자의 힘으로 극복하려 했으니 미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 베뢰아 성락인들이 기초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을 몰라 마귀에게 짓밟힌 꺾여버린 천재의 삶을 보며 마음이 아려 온다.

2026.06.14.
담임 목사 고정금